[NBA 현미경] NBA의 철인, 트리스탄 탐슨

입력 2017. 3. 21. 07: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휴식’을 위한 결장에 반발하는 사람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스테이플스 센터를 방문했던 LA 클리퍼스 원정 경기는 많은 NBA 팬들의 힘을 완전히 빼놓는 경기였다. 클리블랜드의 터란 루 감독이 경기 시작 전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 카이리 어빙을 모두 결장시키는 것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루 감독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난달 100% 몸 상태가 아니던 러브를 원정 4연전에 모두 출전시켰다가 부상을 당해 1개월 동안 잃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 하지만 비용과 시간을 들여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 입장에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었다.

팬들 뿐만 아니라 그 경기의 현지 중계진인 제프 밴 건디 해설위원은 부상 없는 빅3가 단지 휴식 차원에서 쉬는 행위에 대해 ‘고발해도 될 행위’라는 표현을 쓰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밴 건디와 함께 경기를 중계하던 베테랑 캐스터인 마이크 브린과 그의 동료 해설자 마크 잭슨 역시 이러한 결정을 비판했고, NBA의 전설 ‘메일맨’ 칼 말론 역시 경기 출장 대신 휴식을 선택한 이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빅3가 빠진 클리블랜드는 평소 잘 들어갔던 오픈 3점슛이 줄곧 림을 외면하며 결국 클리퍼스에 78-108로 패배했다. 78점은 클리블랜드의 이번 시즌 최저 득점이었다. 그러나 빅3가 빠진 와중에도 묵묵히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선수가 있다. 바로 NBA에서 현재 진행 중인 최장 연속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트리스탄 탐슨이 그 주인공이다.

대형계약을 따내기 전의 트리스탄 탐슨. ⓒAFPBBNews = News1

▶ NBA의 새로운 철인

트리스탄 탐슨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받으며 NBA 커리어를 시작했다. 단축 시즌으로 66경기만을 치렀던 2011~12시즌에 총 60경기를 출장했는데 2012년 2월9일 LA 클리퍼스와의 홈 경기 결장 이후로 그의 결장은 찾아볼 수가 없다. 즉, 그 다음 경기인 2012년 2월 11일 밀워키 벅스와의 홈경기가 탐슨이 NBA의 새로운 철인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그 경기 이후 현재까지 탐슨은 정규시즌 441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드래프트 동기이면서 데뷔 이래 한 팀에서 쭉 함께 뛰던 어빙이 부상을 당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그는 단 한 번도 결장을 하지 않았다.

탐슨은 2015~16시즌 직전 샐러리캡이 이전에 비해 늘어난 호재를 이용하며 구단과 긴 연봉 협상을 했다. 결국 탐슨을 붙잡을 것을 요구한 제임스 등의 입김에 구단이 패배하며 5년 8200만 달러(약 918억 4000만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당시만 해도 그가 속칭 ‘먹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대형계약을 이룬 후에도 탐슨은 항상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출장했다. 결국 샐러리캡이 2015~16시즌의 7000만 달러(약 824억원)에서 1년 만에 9414만3000달러(약 1109억원)로 더 늘어난 가운데 티모페이 모즈고프와 같이 하락세가 심한 선수가 4년6400만 달러 계약을 획득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자 탐슨의 연봉도 더 이상 왈가왈부할 가치가 없어졌다.

▶ 전설적인 철인에 도전장 내미나

이제 탐슨의 정규시즌 연속 출장 기록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가 궁금해지는 와중에 NBA 역사상 최고의 철인은 1192경기 연속 경기 출전에 빛나는 A.C. 그린이다. 1995~96시즌 피닉스에서 뛰던 시절 그린은 상대 선수 J.R. 리드의 팔꿈치에 가격당해 이가 부러진 와중에도 연속 경기 출장을 이어갔다.

칼 립켄 주니어와 A,C, 그린. MLB와 NBA의 두 철인이 만난 순간의 모습. ⓒAFPBBNews = News1

그린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만 38세까지 혼전순결을 지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현재의 탐슨과 마찬가지로 팀에서 에이스로 불릴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선수 생활의 마무리 과정에서 연속 경기 출장에 대한 구단들의 부담감으로 조금은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린은 탐슨처럼 에이스급 선수들이 해주기 쉽지 않은 궂은일에 충실한 선수였다.

탐슨이 A.C. 그린만큼 긴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갈 확률은 사실 높지 않다. 그러나 결장 이유가 휴식인 것이 이상하지 않은 현재의 NBA에서 이런 철인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NBA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