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한화 김원석의 폭풍 성장기

입력 2017. 3.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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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화에 입단한 김원석은 방출 후 군 입대,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 입단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았던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외야수 김원석(28)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동의대 재학 시절 팀의 춘계리그 우승을 이끈 에이스 출신. 2012년 드래프트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지만, 지명순위는 기대치보다 한참 낮은 2차 7라운드였다. 꿈에 그리던 프로 구단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투수로 살아남겠다는 고집을 꺾고 타자로 전향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군에만 머물다 방출 당했다. 아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경남중학교 코치로 일하다 2013년 8월 입대했다. 현역 육군으로 복무하면서도 ‘야구’라는 두 글자를 잊은 적이 없었다. 동료 병사들이 꺼리는 새벽근무를 자청하며 루틴에 맞춰 운동했다. 전역 후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프로의 문을 두드릴 준비를 했고, 2015년 12월17일 마침내 한화 재입단에 성공했다. 당시 그는 “목표를 이룬 것이 아니라 한발 더 다가간 것뿐이다. 아직 내 목표에 도달하려면 멀었다. 진지하게 매달리겠다”고 했다.
한화 김원석. 스포츠동아DB
●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출발은 순조로웠다. 재입단을 확정하기 전인 2015년 10월 당시 한화 2군 감독이었던 이정훈 현 스카우트팀장의 추천으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발이 빠르고 어깨도 강한 데다 배트스피드도 빨랐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를 보는 듯했다. 명마(名馬)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정훈 팀장의 회상이다.

기대대로 김원석은 교육리그에서 근성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타율 0.308, 1홈런, 9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일본 고치~오키나와 1~2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자체로 정말 기뻤다.” 김원석의 회상이다.

꿈에 부풀었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2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다. 2군경기 53게임에선 타율 0.277(148타수41안타), 2홈런, 25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애초 목표로 삼았던 풀타임 출장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서서히 단계를 밟아 나가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은 지킨 셈. 이 과정에서 김원석은 또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의욕만 갖고 해서는 안 되겠더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한화 김원석. 스포츠동아DB
● 다시 주어진 기회, 놓칠 수 없다

김원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1~2차 캠프를 완주했다. 올해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확실했다. 과거에는 무조건 열심히만 했다면, 올해는 ‘김원석의 야구’를 만들어야 했다. 그는 “다치지 않고 많이 배웠고, 전력을 다해 열심히 했다”며 “내가 야구를 하면서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부분을 고쳐나가려 노력했다. 많은 연습을 하며 확실한 뭔가를 손에 쥐고 왔다”고 밝혔다.

김원석이 언급한 ‘잘 되지 않았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경험치였다. 뒤늦게 야수로 전향한 터라 기존 야수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했다. 2012년 송진우 당시 한화 투수코치가 “진지하게 타자 전향을 생각해보라”고 했을 때도 대학 시절 에이스였다는 자존심을 꺾지 못해 투수를 고집했다. 본격적으로 야수 글러브를 낀 지 5년여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보완할 부분이 많다. 그는 “아직 야수 경력이 짧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가진 경험치가 부족하다”면서도 “나카지마 데루시, 임수민 코치님께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스스로도 지난해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한화 김원석. 스포츠동아DB
● 시범경기부터 장타력 폭발, 기대감 ‘UP’

올해 시범경기는 김원석에게 아주 중요한 무대다.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전 출장이 어려운 주전 중견수 이용규의 대체자로 꼽히고 있는 터라 더 그렇다. 지금까지 과정은 순조롭다. 20일까지 6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해 2차례 1회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총 3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타율은 0.143(21타수3안타)에 불과하지만,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할 정도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더 커졌다. 이정훈 팀장은 “요즘 김원석이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쁘다. 앞으로 기량을 더욱 갈고 닦아 1군 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의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원석은 “우리 선수들 다 잘했으면 좋겠다. 나도 뒤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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