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젠고 개발자 "부끄럽지 않은 결과 기대.. 목표는 1승"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17. 3.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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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월드바둑 챔피언십 오늘 개막.. 첫날 딥젠고, 中 미위팅과 대결
박정환 "체력 안배 신경 써야", 이야마 "사흘 연속 대국은 처음"

"딥젠고 포석은 인터넷으로 충분히 연구했다. 가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한국 박정환). "내 고향서 열리는 훌륭한 대회에 나오게 돼 큰 영광이다."(일본 이야마).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열심히 두겠다."(중국 미위팅). 월드바둑챔피언십 전야제에서 밝힌 '인간 선수'들의 출사표다. 이번 행사는 21일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서 개막, 나흘 동안 치러진다. 대진 추첨 결과 첫날 박정환의 상대는 이야마로 결정됐다.

이번 대회의 주연 격인 일본 인공지능(AI) 딥젠고의 제작자 가토 히데키(加藤英樹)씨는 "제한 시간이 3시간이나 돼 속기로 단련된 인공지능이 불리하다"면서도 "그간 공부해온 기보의 양과 질 등으로 볼 때 부끄럽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최소 1승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와의 차이를 묻는 말에 "알파고가 수비 중심적인 데 비해 딥젠고는 전투 지향적"이라고 했다.

1인당 3시간, 3일 연속 대국, 점심 시간 없는 강행군 등의 대국 규칙에 대해선 기사 3명 모두 다소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 박정환은 "점심 시간을 없앤 건 합리적이지만 하루 종일 휴식 시간이 전혀 없는 것은 신경 쓰인다. 체력 안배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했다. 이야마는 "3일 연속 대국은 처음 경험한다. 결국 기세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딥젠고는 이번 대회 직전인 18~19일 열린 일본 전기통신대학(UEC) 주최 제10회 UEC배 컴퓨터바둑대회에선 준우승에 그쳤다. 전 세계서 30개 팀이 출전한 이 대회서 중국의 '줴이(絶藝 FineArt)'와 두 차례 대결을 모두 패한 결과다. 딥젠고는 지난 연말부터 올해 2월 중순 사이 인터넷을 통해 1600여판의 공개 스파링을 소화했는데, 당시보다 크게 향상된 실력은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를 방문 중인 양건 프로기사 회장은 "관계자들로부터 지난해 가을 조치훈 9단과 대결한 것과 같은 버전이 출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인간끼리의 승부로 좁혀질 경우 객관적으로 40개월 연속 한국 1위를 달려온 박정환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경쟁자들과의 차이는 미미하다. 박정환 기준으로 미위팅에겐 4승2패, 이야마와는 2승2패를 기록 중이다. 중국 2위 미위팅의 일본 6관왕 이야마 상대 전적은 1전1패다. 회견장에선 박정환과 미위팅이 이야마를 추어주는 분위기였고, 가토씨도 "이야마는 어제 딥젠고를 이긴 줴이보다 더 센 기사"라고 맞장구치기도 했다.

딥젠고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드왕고사와 도쿄대 연구팀의 공동 작품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간처럼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알파고에 이어 중국 줴이에게도 밀린 체면을 '사람'을 상대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국은 매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되며 오후 7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한다. 우승 상금은 3000만엔(약 3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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