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출신 함예슬, 임용고시 합격..선생님 됐다

곽현 2017. 2. 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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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출신의 함예슬(31) 씨가 중등 임용고시에 합격, 선생님이 됐다.

숭의여고를 졸업하고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삼성생명에서 뛰었던 함 씨는 지난 2010년 잦은 부상 때문에 은퇴했다. 이후 학업에 매달린 그녀는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입학했고, 임용고시에 도전해 지난 1월 2017 중등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함 씨는 22일부터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영남중학교에서 체육선생님으로 근무한다.

함 씨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시험을 2번 떨어졌는데, 2번째 시험은 0.3점차로 떨어져서 더 아쉬웠다. 나보다 늦게 시작한 친구들도 붙는 걸 보면서 자괴감도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임했는데, 합격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프로농구선수 출신이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례는 흔치 않다. 학창 시절 줄곧 운동을 해온 프로출신 선수가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농구계에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선수들 중에선 KCC 출신의 이충암, 단국대에서 농구를 한 김익호가 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례가 있다.

프로 출신은 아니지만,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농구인들의 숫자도 여럿 된다. 여자농구에선 정지혜(숙명여대), 서경화(한국체육대), 하숙례(한세대)씨가 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전자랜드 출신의 김세중 씨는 박사 학위를 취득해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 SK 출신의 김재환, KB 출신의 양희연도 박사 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됐다.

함 씨는 운동선수 출신으로 뒤늦게 학업에 뛰어든 만큼 남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졸업 당시 과 수석으로 학사모를 썼다.

“잘 했다기보다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조급하기도 했고, 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함 씨는 농구인 가족의 장녀이기도 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삼성생명의 창단멤버인 정희숙 씨고, 남동생은 남자프로농구 SK에서 뛰고 있는 함준후다.

 

함 씨가 있던 우리은행은 당시 최약체였으나 지금은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한 여자농구 절대 강자다. 함 씨의 감회도 새로울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이은혜 선수다.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염윤아, 백지은처럼 늦은 나이에 기량을 꽃피우는 선수들이 많아져 좋은 것 같다.”

함 씨는 농구를 했던 시절 기억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다. 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처음 있던 삼성생명은 박정은, 이미선, 김계령, 변연하 같은 레전드들이 많았다. 그 언니들과 함께 농구를 했던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함 씨는 교육자로서의 포부에 대해서는 “학교를 가게 되면 운동부가 있는 학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마침 영남중에는 야구부와 체조부가 있다. 운동을 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많다. 운동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특기를 잘 살린다면 나중에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말이다”라고 전했다.

함 씨에게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운동을 하는 게 정말 힘들다. 공부가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운동했을 때처럼 공부한다면 못 할 게 없다. 운동선수들은 새벽부터 야간까지 계속해서 운동만 하지 않나. 그렇게 힘든 운동도 하는데, 충분히 공부도 할 수 있다. 용기를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 유용우 기자

  2017-02-22   곽현(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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