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1st] 제코, 이과인, 벨로티.. 공격수 천국 된 세리에A

김정용 기자 입력 2017. 2.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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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1부 리그를 '4대 빅리그'라고 부른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직행하는 4개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만 국내 중계가 없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주목도는 떨어진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이탈리아는 공격수에게 힘든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수비수들의 집요한 견제, 좀처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수비 전술, 뚫리는 것 같으면 교묘한 반칙으로 흐름을 끊는 플레이 등 공격수들을 괴롭히는 요소가 한둘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세리에A는 공격수들의 천국이다. 리그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도 하고, 뛰어난 공격수들이 여럿 등장하거나 부활하며 공격수들의 질과 다양성이 모두 풍족해졌다.

공격적인 분위기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팀 득점도 대체로 상승했고, 득점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의 기록도 좋다. 24라운드 현재 12골 이상 넣은 공격수가 6명이나 된다. 지난 시즌 38라운드에 19골 이상 넣은 선수가 단 2명이었고, 2014/2015시즌 단 3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늘어난 수치다.

전통적으로 득점왕의 기록이 저조했던 세리에A는 38팀 체제로 재편된 2004/2005시즌 이후에도 20골 초반대에서 득점왕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13/2014시즌 치로 임모빌레, 2014/2015시즌 공동 득점 1위였던 루카 토니와 마우로 이카르디가 모두 22골로 카포칸노니에레(득점왕)가 됐다.

지난 시즌 곤살로 이과인은 세리에A 득점왕의 기준을 확 끌어올렸다. 이과인의 36골은 세리에A 역사를 통틀어 최다골 타이 기록이었다. 이과인이 거액의 이적료로 유벤투스에 합류한 뒤 선순환이 일어났다. 이과인을 내보낸 나폴리는 드리스 메르텐스의 공격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득점 1위를 다투고 있는 에딘 제코는 `부활`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31세가 된 제코는 잉글랜드 시절의 오랜 부진을 뚫고 이번 시즌 모처럼 20골 돌파를 노리고 있다. 독일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2008/2009시즌 26골(당시 볼프스부르크)이 가깝다. 지난 시즌 문전에서 눈에 띄게 허둥거리며 8골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엔 자신감을 되찾았다.

제코는 193cm에 달하는 몸을 끌고 느리게 뛰는 편이지만 대신 독특한 리듬이 있다.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퍼스트 터치가 기본이다. 여기서 슈팅 타이밍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때 수비의 발이 닿지 않는 곳으로 공을 끌어다 놓고 두 번째 동작을 가져가는 과정이 매끄럽다. 그리 빠르지 않지만 수비가 달려들기 전에 상황을 끝낸다. 양발을 모두 자연스럽게 쓰고, 헤딩슛에도 능하다는 것이 공격수로서 큰 장점이다. 17일(한국시간) UEFA 유로파리그에서 해트트릭을 하며 시즌 8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다. 두 대회 득점왕을 동시에 노리기 시작했다.

이과인은 지난 시즌 나폴리보다 수비적인 유벤투스에서도 여전한 득점력을 유지하며 제코와 함께 18골로 공동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과인의 결정력은 폴 포그바(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잃어버린 유벤투스가 유럽 제패를 위해 택한 특별 무기다. 제코와 이과인은 현재의 득점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경우 29골 수준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드레아 벨로티는 이탈리아 국적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기대를 모은다. 하부리그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이탈리아 대표팀 주전을 바라보고 있는 레가프로(3부)부터 득점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차근차근 신분의 사다리를 올랐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는 24세 나이에 생애 첫 세리에A 득점왕까지 도전 중이다. 벨로티는 181cm로 크지 않은 키지만 정통 공격수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강력한 몸싸움과 발재간, 적절한 움직임을 모두 겸비해 득점뿐 아니라 2선의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도 능숙하다.

전술의 천국 이탈리아에서 유독 주목 받는 선수는 포지션 전환을 통해 득점왕 후보에 오른 드리스 메르텐스다. 메르텐스는 이과인이 빠져나가고 아르카디우스 밀리크까지 부상당한 나폴리가 택한 `가짜 9번`이다. 169cm에 불과하지만 문전의 빈 공간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민첩한 드리블로 득점 기회를 만든다.

득점왕 경험자인 마우로 이카르디, 치로 임모빌레도 여전히 좋은 활약 중이다. 인테르의 최전방을 이끌며 15골을 넣은 이카르디는 득점력뿐 아니라 공격 전개 전반에서 영향력이 점점 성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교적 나이가 어린 벨로티, 이카르디는 유럽 전역의 영입 대상이다. 이카르디는 지난해 여름 여러 이적설에 이름을 올렸고, 인테르 팬들에게서 충성심이 없다는 지탄도 받았다. 시즌 초 부정적인 여론을 뚫고 성실한 플레이로 팬심을 돌렸다. 이번 시즌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벨로티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이미 3골을 기록하며 활약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이적설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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