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제구되는 155km, '경기고 로켓' 박신지의 꿈

조회수 2017. 3. 21. 18: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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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리포트] 2018 신인드래프트 유망주 경기고 박신지 인터뷰

과거 류현진, 김광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특급 신인의 입단은 한 팀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입단할 가능성이 높은 신인 유망주들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2018 신인 드래프트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았음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특급 유망주들이 있다. 2017년 고교 3학년이 되는, 이른바 서울권 1차지명  BIG5(안우진, 성동현, 박신지, 양창섭, 최건)가 그 들이다.

케이비리포트에서는 지난 12월 22일,  ‘최고구속 152km, '2008 베이징 키즈'들이 온다" 칼럼을 통해 이들의 면면과 지난해 기록, 장단점 등을 살펴본 바 있다.  최근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들 중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관련 기사 보기: 최고구속 152km, '2008 베이징 키즈'들이 온다 )

이번 칼럼에서는 2016년 가장 먼저 150 km를 기록한  ‘경기고 로켓’ 박신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그의 생각과 앞으로의 목표를 살펴 봤다. 

# 2016년 가장 먼저 시속 150km를 기록한  박신지

2018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경기고 투수 박신지 (사진: 김현지)

2016년 3월 26일, 경기고와 선린 인터넷고의 전반기 주말리그 경기가 열리고 있던 목동 구장.  경기를 지켜보던 관계자, 스카우트를 포함 관중들의 시선이 모두 한 곳으로 쏠렸다. 장내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파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 위에 선 호리호리한 체격의 한 소년. 바로 경기고 2학년 투수 박신지였다.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3월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당시 185cm-70kg으로 신장에 비해 왜소한 체구의 박신지는 150km의 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 넣으며  2016년 가장 먼저 150km를 기록한 고교 투수가 됐다. 당시 박신지의 투구영상은 SNS를 통해서도 알려졌고 고교 야구에 관심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경기고 박신지의 150km 투구 영상 (2016.03.26)

박신지는 2016년 정식 경기에서는 주로 마무리로 등판했고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시 추계리그 성남고 전에서도 148km/h의 속구 구속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부진했던 팀 성적과 투구폼이 흔들린 탓에 2016년 투구 이닝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임팩트 있는 투구를 보인 박신지는 서울권 최대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히게 된다.

박신지의  2016년 주요 기록. (출처=대한야구협회 KBA)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은?

고교 유망주들을  수시로 점검하기 위해 야구장를 찾는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 스카우트들이 개별적인 관심을 보이거나 특정 선수의 경기를 참관하면  곧바로 미국 진출설이 흘러 나오곤 한다. 지난해 고교 최대어로 꼽힌 부산고 윤성빈(19, 롯데 2017 1차 지명)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경기를 위해 많은 스카우트들이 몰리자 이는 곧 메이저리그 계약설로 이어졌고 1차 지명을 얼마 앞두지 않았던 6월에는 윤성빈의 미국 행에 관한 기사가 수 차례 보도되기도 했다.

윤성빈은 결국 국내 잔류를 택했지만 강속구를 구사할 수 있고 체격 조건이 좋은 특급 유망주들에 대해서  ML구단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윤성빈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150km의 속구를 구사한 박신지를 직접 보기 위해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경기장으로 이어졌고 그러자 자연스레 미국 진출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박신지의 ML진출은 가능성이 있는 설일까? 취재 결과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 스카우트들을 통해 이하와 같은 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스카우트는 “(박)신지는 키도 크고 속구 구속도 좋다. 현재 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체중만 더 불린다면 메이저리그 진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익명을 전제한 또 다른 스카우트는 "박신지는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 본인이 도전 의지를 보인다면 관심을 보일 팀은 많다"는 귀뜸을 남기기도 했다.

박신지 역시 “비시즌 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75kg까지 체중을 늘렸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적어도 85kg까진 체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체중 증가에 주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관계자들의 의견과 박신지의 체중 증가 추세를 종합해서 본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신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함 그의 꿈과 2017년 각오를 확인해 봤다.

# 박신지의 꿈 : 그렉 매덕스 그리고 시속 155Km 

(사진: 인사이드덕아웃)

리틀 야구단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2007년,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송추 고려대 야구장으로 나들이를 갔었습니다. 그 때 거기서 리틀 야구단이 운동하는 것을 보고 야구를 하고 싶어져서 그 이후 시작하게 됐어요.”

리틀야구 선수 시절의 주 포지션과 당시 기량은 어느 정도였나요?

“초등학교 4학년 까지는 야수였는데요 내-외야를 번갈아가며 연습했습니다.  4학년 때 투수를 처음 해봤는데 결과가 좋았고 그 이후론 주로 투수로 뛰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졸업할 때 까지 꽤 잘한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투수로서의 시작을 잘 이끌어주시고 지도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경기고 입학 후 구속 상승 추세가 놀라울 정도인데요 , ( *중3 최고 구속 130km/h, 고1 142km/h, 고2 150km/h) 고등학생이 된 후 성장세가 매우 빠른데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음…(웃음) 특별한 비결은 없구요.. 굳이 비결이라면 학교에서 하는 운동을 잘 소화하고 열심히 한 덕분인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점점 구속도 빨라지고 구위도 좋아진 것 같아요. 나름 열심히 하면서 흘린 땀이 성과로 드러나는 것 같아 조금은 뿌듯합니다. (웃음)”

공식 경기에서 기록한 속구 최고구속과 본인의 평균 구속은 어느 정도인가요?

“2016시즌 전반기 주말리그 선린인터넷고와 경기에서 150km를 기록한 적이 있어요.  평균 구속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140km대 초-중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구속보다는 제구와 구위에 더 집중하고 주력하는 편이라 매 경기 마다의 구속을 따로 체크하진 않습니다.”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는 무엇인가요?

“변화구 중에서는 슬라이더와 커터를 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 두 구종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있게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고 동료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박신지 (사진: 인사이드 덕아웃)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기뻤을 때와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지난해 초 마무리 투수로  팀에 보탬이 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줄 때 정말 기쁘고 보람을 느꼈어요.  ‘열심히 하니 이런 성과가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주변 분들께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2학년 때는 좋았는데 3학년이 되고 구속도 떨어지고 야구가 잘 안됐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절 믿어주시고 잘 이끌어 주신 부모님께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야구 선수로서 어떤 선수처럼 되고 싶은가요?

“ 저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그렉 매덕스 선수가 롤모델입니다.  요즘보다 강타자들이 많았던 시절에 정교한 제구로 타자를 제압했던 투수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고  투구 내용이나 누적 기록도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매덕스 선수 처럼 정교한 컨트롤과 무브먼트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어요.  

(구속도 닮고 싶은가요?) 구속은 155Km 이상을 찍고 싶습니다. (웃음)”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직접적으로 들은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 현재 2학년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얘기는 저도 들어 봤습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요?

"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올해 여름 제 피지컬이나 실력 등을 감안해서 신중히 고민하고 제가 가장 야구를 잘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려 합니다. "

2017년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올해 목표는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꿨던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는 겁니다. 작년까지는 기복이 있어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좋은 구위와  제구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싶어요.

일단은 프로, 그리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의 마운드에서 투구를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것이 여태껏 저를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과 열심히 해온 제 자신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고교 진학 후 놀라운 페이스의 구속 상승과 프로 투수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빠른 상체 회전 등으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박신지는 야구선수로서 대성하기에 나무랄 데 없는 좋은 성품을 갖췄다는 평도 듣고 있다.  

머리가 고정되지 않는 투구 폼의 약점이나 상체 위주의 투구, 기복 있는 투구 내용, 투수로선 마른 체형 등 정상급 투수가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들이 눈에 띄지만 훗날 한국야구를 대표할 강속구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한 유망주다.

동계 훈련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착실히 개선해 가고 있는 박신지가 올 여름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주목해 보도록 하자.

[기록 : 한국고교야구, 대한야구협회, 케이비리포트 / 취재 협조:  BLOG 고교야구 드래프트 보고서]


김민준 아마야구 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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