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테스트' 현재윤, 복귀 무산 "좋은 지도자 되겠다"
지난 6일 문학구장. 2년 전 프로 유니폼을 벗은 서른 여덟살 포수는 15년 전 프로 입단 첫 해로 돌아간듯 신경을 곤두세우고 2루로 공을 던졌다. 공이 제법 잘 날아갔다. 최저연봉을 받고서라도 다시 마스크를 써보려는 마음에 한 달 넘도록 벌인 집중훈련이 제대로 결실을 맺을 것만 같았다.
2014시즌 끝으로 LG를 떠나며 은퇴를 선언했던 현재윤. 그는 그날 입단 테스트를 보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인터뷰를 통해 복귀 의사를 나타낸 이후 SK로부터 테스트 제의를 받았다. 민경삼 단장이 전격 사임하는 등 구단 내부 일로 몇차례 일정이 늦춰진 끝에 기다리던 테스트를 본 것이다.
현장 및 프런트 관계자가 참관한 가운데 꽤 좋은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역부족이었을까. SK는 내부 회의를 거친 끝에 최종 불합격 통보를 전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현재윤의 나이와 부상 재발 가능성을 불합격 사유로 들었다. 기대 이상으로 몸이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의견에 조금 더 힘이 실렸다. 방송 해설위원과 아마야구 인스트럭터 등을 거쳐 다시 선수의 꿈을 꾸던 현재윤의 도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현재윤이 2년 전 은퇴를 선택한 것은 고질적인 왼손 엄지 부상 때문이었다. 갖가지 구종을 미트로 받아내야 하는 포수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는 사이 통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현재윤의 마음에 다시 봄바람이 스며든 이유였다.
현재윤은 지난 11일 SK로부터 씁쓸한 연락을 받았다. 삼성 시절 머물렀던 대구까지 내려가 전지훈련까지 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렀지만, 아쉬움을 곱씹고 있을 여유도 사실 없었다. 현재윤은 부산 부경고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실었다.
현재윤은 “내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현장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도전 기회를 잃어버려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부경고에서 지도자로 새출발을 하기 때문에 이제는 좋은 지도자가 돼 아마야구 발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SK의 올해 포수 운용도 흥미롭게 됐다. SK가 별도 테스트 일정까지 마련해 현재윤을 부른 것은 ‘넘버3’ 포수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었다. SK는 주전포수 이재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김민식이 백업포수로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러나 이재원이 지난해 말 무릎 수술을 받은 데다 김민식도 아직은 성장 단계 있어 언제든 안방에 앉힐 수 있는 안정적인 카드가 하나 필요했다. 그러나 SK는 고심 끝에 현재윤을 잡지 않았다. 시즌 중 SK의 포수진 상황에 따라 이번 겨울의 결정이 다시 한번 기억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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