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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180만불 오간도, 건강과 제구가 관건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17.01.10. 16:24 수정 2017.01.11. 09: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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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와의 기록 비교를 통해 점검해 본 한화 오간도의 성공 가능성은?

한화 이글스가 10일 새 외국인투수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오른손 투수 알렉시 오간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에서 283경기를 소화한 만 33세의 베테랑 선수. 최근 7시즌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평균 40경기에 나섰고, 2016시즌에도 총 36경기에 나서 2승 1패 ERA 3.94를 기록했다.

현역 메이저리거답게 그의 계약 총액은 180만 달러로  2017시즌을 앞두고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선수 중 최고액이다.  지난해 에스밀 로저스가 한화와 재계약하며 받은 190만 달러 다음 가는 금액. 그만큼 오간도에게 거는 한화의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간도는 어떤 투수일까? 로저스와의 여러 기록 비교를 통해 그의 장단점과 성공 가능성을 살펴보자.

#1. 프로필 비교

로저스와 오간도의 프로필 (기록: milb.com, 사진: 한화 이글스, OSEN)   

로저스와 오간도의 프로필은 흡사한 부분이 많다. 두 선수 모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나이는 2살 차이다. 신장과 체중 등 체격 조건은 상당히 비슷한 편. 메이저리그에서 2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하다는 점 역시 같다.

다만 ERA(평균 자책점)의 차이는 크다.  메이저리그에서 로저스의 ERA가 5.59로 평범 이하였던 것과는 달리, 오간도는 3.47의 준수한 ERA를 기록했다. 특히 오간도는 2014시즌(ERA 6.84)를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3점대의 ERA를 기록, 로저스에 비해 한층 안정된 기량을 보였다.

#2. MLB 기록 비교

로저스와 오간도의 MLB 주요 기록 비교 (기록: milb.com)  

비교 대상인 로저스의 기록을 먼저 살펴 보자. 로저스는 2012시즌 67경기에 나서 ERA 4.69를 기록한 이후 줄곧 ERA가 상승했다. 더불어 메이저리그 데뷔 초반 1.00을 크게 상회했던 땅볼/뜬공 비율은 해를 거듭하며 높아지더니, 2014, 2015시즌에는 땅볼보다 뜬공이 많은 유형으로 변했다. 9이닝당 피홈런 수치도 함께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스타일의 변화보다는 구위의 문제로 판단된다.

반면 오간도의 시즌별 성적은 큰 진폭이 없다. 데뷔 첫 해인 2010시즌처럼 ERA 1점대를  다시 기록하진 못했지만, 매 시즌 꾸준히 3점대 ERA를 기록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고전했던 2014시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즌에 일관된 성적을 남겼다. 단순 기록뿐 아니라 안정성 면에서도 로저스를 앞선다. 

다만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심상치 않은 지점이 보인다. 2014시즌 이후 피안타율이 상당히 높아졌고, 무엇보다 9이닝 당 볼넷 허용이 급증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4시즌 간 9이닝 당 2.76개의 볼넷 만을 내줬던 오간도는 최근 3시즌간 9이닝당 4.86개의 볼넷을 내줬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9이닝당 무려 6.47개의 볼넷을 내주며 1.72의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를 기록했다. 2014년 팔꿈치 부상 이후 그가 제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3. 선발 경력 비교

메이저리그 선발 경력은 두 선수 모두 비슷하다. 로저스는 2011시즌 13경기, 2013시즌 20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오간도는 2011시즌과 2013시즌 팀의 고정 선발로 활약했다. 다만 로저스에 비해 오간도의 풀타임 선발 성적이 상당히 뛰어나다. 2011시즌에는 13승 8패 ERA 3.51로 빼어난 성적을 남겼고 어깨 문제가 발생한 2013시즌에는 7승 4패 ERA 3.11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로 오기 전엔 메이저리그 선발 경기가 없다는 점도 같다. 로저스는 한화에 입단하기 전 2시즌 간 등판한 52경기 중 1경기 선발에 그쳤고,  오간도는 최근 3시즌 간 127경기 모두 불펜으로 등판했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 투수로 분류됐다.

다만 로저스가 2014, 2015시즌 트리플A에서 주로 선발로 뛰었던 것(19경기 14선발)과 달리, 오간도는 거의 메이저리그에서만 뛰었기에 선발 등판 기회가 없었다.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를 통틀어 오간도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는 어깨 수술을 받게 된 2013시즌이 마지막. 나이 역시 35세(83년 생)로 적은 편이 아니기에,  4시즌 만의 선발 등판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4. 구종 및 구속 비교

로저스와 오간도의 메이저리그 구종 별 빈도와 구속(마일) (기록: fangraphs.com)  

로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시속 94.2마일(151.6km)의  속구를, 오간도는 그보다 더 빠른 94.9마일(152.7km)의 속구를 구사했다. 두 선수 모두 상당히 구속이 빠른 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평균 구속을 기록한 투수(50이닝 이상)는 역시 한화의 카스티요(평균 시속 152.3km)다. 두 선수 모두 카스티요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지녔다는 뜻이다.

다만 두 선수의 이 평속은 불펜으로 활약하면서 기록도 반영되어 있기에 선발로 활약할 KBO리그에서의 평속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평속 151.6km였던 로저스의 속구는 2015시즌 KBO리그에서는 평속 149.1km로 떨어졌다.

게다가 오간도는 데뷔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구속이 상당히 떨어진 편. 2012시즌에는 평속 97마일(156.1km)의 광속구를 구사했지만, 어깨 수술 및 팔꿈치 부상 이후 그의 평균 구속은 94마일 대(151.3km)까지 떨어졌다. KBO리그에서 4시즌 만에 선발로 뛰며 완급 조절까지 해야 하고 30대 중반인 오간도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의 평속은 150km 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속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오간도가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 해 KBO리그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들 중 평균 구속이 시속 145km가 넘는 선수는 단 7명 뿐이었다. (1위 소사: 149.8 km )

게다가 오간도는 뜬공 비율은 높지만 홈런 허용은 그리 많지 않았던 투수. 그가 커리어 대부분을 타자 친화 구장인 텍사스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KBO 타자들이 그의 빠른 공을 받아쳐 담장을 넘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내는 오간도의 피칭


#5. 피칭 스타일 비교

로저스와 오간도의 피칭 스타일은 다소 차이가 있다. 로저스는 속구(60.1%)를 주무기로 하면서도 슬라이더(19.5%), 커브(14.8%) 등 다른 구종들을 종종 구사했다. 구종 자체가 아주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세 구종 모두 구속 차이가 있어 2015시즌 KBO 타자들에게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반면 오간도는 전형적인 투피치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속구 사용 빈도는 63.7%에 달하며, 이외의 무기는 사실상 슬라이더(29.3%)뿐이다. 제 3 구종으로 체인지업(7.0%)을 간간이 던지기는 했지만 사용 빈도는 상당히 낮은 편. 커브는 던지지 않고, 스플리터 계통의 구종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역설적으로 말하면, 투피치 만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올려왔다는 점에 플러스 점수가 주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속구와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라는 뜻. 다만 두 개의 구종만으로는 다양한 레파토리를 선보일 수 없기에 선발로 나설 2017시즌에는 체인지업 활용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6. 오간도, 건강과 제구가 관건

오간도는 로저스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뛰어넘을 수 있을까? (사진: OSEN)   

로저스는 한화 프랜차이즈 사상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외국인 투수였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 적은 없지만,  KBO리그 입성 후 임팩트 만큼은 단연 최고였다. 그는 2015시즌 10경기에 나서 완봉승 3차례 포함 완투 4차례를 달성하며 6승 2패 ERA 2.97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74를 기록했다. 

풀타임 기준 한화 최고의 외국인투수라 꼽히는 세드릭 바워스, 데니 바티스타, 미치 탈보트를 압도하는 활약이었다. 한화가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할 때마다 항상 로저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오간도는 로저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분명 그는 로저스 이상의 투수다. 지난 7시즌을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통산 성적 역시 한 수 위다. 안정감과 경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오간도는 KBO리그에 입성했던 외국인 투수 중 최상급 커리어를 가진 투수다.

다만 불안 요소도 명확하다. 그는 로저스에 비해 2살이 많은 35세의 베테랑 투수다. 노장급으로 볼 나이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에 비해 리그 적응력이나 체력에서 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그는 2013~14시즌 어깨 수술 및 팔꿈치 부상 이후 제구에서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태. 통산 볼넷/9이 3.27로 결코 나쁜 편은 아니지만 지난해 기록한 6.47의 볼넷/9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좁은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을 감안하면 가장 큰 불안 요소다.

2016년 7월 20일 이후 마이너리그  6경기 등판에서도 5.1이닝 동안 무려 7개의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고 메이저리그 재진입에도 실패했다. (2016 AAA 6경기 5.1이닝 8실점 ERA 13.50 ) 

게다가 그는 메이저리그에서와는 달리 선발로, 그것도 팀의 1~2선발 역할을 맡아야 한다 . 공식 경기에서 선발로 활약한 지 무려 3년이 지났고 부상 이후 하향세를 보인 그가 풀타임 선발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또 앞서 지적한 것처럼 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 만으로는 KBO리그 선발로 버티긴 어렵다. 개막 전까지 체인지업 등 제 3구종 추가와 한화 마운드 특성 상 4일 휴식 후 등판과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버텨줄 스태미너를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2017시즌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80만 달러에 영입한 오간도, 그가 건강과 제구 난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로저스의 빛과 그림자를 넘어선다면 확실한 에이스 부재로 고전하던 한화도 10년 만의 가을잔치 진출 희망을 품어볼 만 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MLB.com, Baseball-Reference, Fangraphs, Baseballsavant,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계민호 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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