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최고구속 152km, '2008 베이징 키즈'들이 온다

조회수 2016. 12. 22. 13: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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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리포트] 강속구 유망주들이 대거 출현할 2017 고교야구

- 고교 1~2학년  투수 중 최고구속 150km 이상만 3명,  140km 이상 43명

- 일본 고교 최고구속은 148km, 140km 이상 40명에 불과

- 속구형 투수 배출에서 일본에 우위

현재 고교야구에는 ‘베이징 키즈’라 불리는 대어급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야구계에서 ‘베이징 키즈’ 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을 달성한 한국 야구 대표팀의 모습을 보고 야구에 입문한 현 시점 고교 1~2학년 선수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계 정상에 우뚝 선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위업은 한국 야구의 경쟁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만 해도 2002 월드컵 4강 신화로 촉발된 축구 붐의 영향으로 유소년 스포츠는 축구가 대세였다. 하지만 2008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우승 이후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운동장에서 공을 차던 아이들의 손에 하나 둘 씩 글러브와 배트가 쥐어진 것이다.

야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인기가 커짐에 따라 야구 선수를 꿈꾸며 야구에 입문하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났다.  2008년 이후 리틀 야구 팀과 선수 수는 과거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2007년 리틀야구 39팀, 선수 813명/ 2009년 리틀야구 73팀, 선수 1434명)

최고 구속 150km 이상을 기록한 휘문고 안우진과 장충고 성동현 (사진: OSEN/@babo_ya9)

야구 꿈나무들의 공급이 많아지면서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자원도 그만큼 늘었다. 현재 고교 1,2학년 투수들 중 140km 이상을 던지는 투수는 총 46명으로 아마추어 야구 강국 일본 보다 6명이나 많다.

또한 한국 고교야구에서 최고 구속 150km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3명(안우진, 성동현, 박신지)인데 비해 현재 일본 고교 야구의 최고 구속 기록은 148km에 머물러 있다. 현시점 속구 투수의 양적인 면에서는 한국 고교야구가 일본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고교 1,2학년 투수들의 최고 구속 기록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황금 세대로 불릴 ‘베이징 키즈’의 중심에 서있는 주요 유망주들의 면면을 서울권 투수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 1차 지명 후보 BIG 5

휘문고 에이스 안우진 (사진제공: 내가 보는 오렌지) 

‘대치동 학다리’라는 별명을 가진 휘문고 안우진(188cm-85kg, 우완)은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상위 순번을 받을 것이 유력한 특급 유망주다. 사회인 야구를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으며 188cm-85kg의 훌륭한 신체조건과 최고 152km의 빠른 구속이 장점이다.

2016년 초반에는 등판 자체가 드물었고 제구력이 미흡했지만 청룡기와 봉황대기를 거치면서 안정적인 피칭으로  팀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특히 봉황대기에서는 21.2이닝 동안 단 3점만을 내주며 휘문고의 올해 첫 전국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안우진은 공식 경기에서 최고 구속 150km, 연습에서는 최고 152km까지 기록하며 현재 고교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구사하는 투수다.  평균 구속은 약 143km 정도이고 주무기는 최고 137km에 달하는 고속슬라이더.  빠른 공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체인지업도 간간이 가미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그렇다면 안우진의 투구 폼은 어떨까?

이에 대해 BCS 베이스볼 퍼포먼스 김우식 대표는 “다리를 든 시점부터 에이밍(착지를 맞이할 때 상체의 ‘어깨가 열리는 현상을 억제하고 머리를 뒤에 남겨두는 자세) 자세가 좋다.  흉곽과 흉부가 유연해 회전 운동이 들어가는 시점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더 앞쪽이 되며 공의 가속거리도 보다 길어져 스피드와 컨트롤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며 안우진의 투구폼을 칭찬했다.

“다만 투구 방향으로 전진 시 축이 되는 오른쪽 무릎이 앞으로 돌아서 전진하기 때문에 중심 이동이 정확히 되고 있진 않다.”고 지적했다.  2017 동계 훈련을 통해 투구 시 중심 이동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장충고 성동현 (사진 제공:  @babo_ya9)

‘장충 괴물’ 성동현(190cm-99kg, 우완)은 고교 투수 중 최고의 신체조건을 가진 파이어볼러다. 190cm-99kg의 육중한 체격은 장충고 선배인 넥센 박주현(184cm-110kg)을 연상시킨다. 성동현은 큰 키와 근력을 이용해 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로 최고 구속은 4월 7일 덕수고 전에서 기록한 151km다.

투수 조련사로 알려진 송민수 장충고 감독의 관리를 받으며 2016년엔 8.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어깨가 싱싱하다. 이닝 수가 적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피안타율이 8푼에 불과할 정도로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다. 하지만 변화구는 좀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이다.

투구 폼을 살펴보면 성동현은 회전 운동(스텝에 이어 착지 이후의 체간의 회전) 시에 머리가 고정되어 빠른 회전력을 보이고 있다. 하체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중심 이동이 훌륭하게 병진운동(포수를 향하여 옆으로 선 상태에서 일직선으로 진행해가는 스텝 동작)하고 있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오른팔에 의존해 투구하고 가슴의 유연성은 안우진보다 떨어진다는 평이다. 비시즌 동안 유연성을 키우고 변화구 제구를 보완한다면 투수로서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장충고 최건 (사진 제공: @babo_ya9) 

장충고 마운드의 또 한 명의 괴물 최건(182cm-88kg,우완)도 주목해야 할 강속구 투수다.  최건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성동현과 마찬가지로 송민수 감독의 관리하에 15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뛰어난 구위를 무기삼아 9이닝 당 15.6개라는 놀라운 탈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최건은 2017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였던 부산고 윤성빈처럼 제구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 투구폼도 아직 완성된 상태는 아니며 하체의 밸런스도 완벽하진 않다.  7월11일 덕수고전에서 최고 149km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제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1차지명 후보들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시즌 동안 제구력 보완에 미래가 달려 있다.

경기고 박신지 (사진 제공: 인사이드 덕아웃)

또 다른 150km 멤버인 ‘경기고 로켓’  박신지(185cm-70kg, 우완)는 올해 주춤했던 경기고를 다시금 전국대회 강호로 만들어 줄 투수다. 그는 올해  3월 26일 선린인터넷고를 상대로 150km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2학년 중 가장 먼저 150km를 기록한 투수가 되었다.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박신지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최근 3년 간 구속의 증가 추이를 보면 2014년 최고 130km, 2015년 최고 142km, 2016년 최고 150km로 놀라운 페이스다. 

게다가 올해  150km를 기록한 경기는 쌀쌀한 날씨의 3월이었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서는 구속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또 185cm의 큰 키에 비하면 상당히 마른 편으로 올 겨울 체중을 늘린다면 내년에는 최고 구속 155km 이상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 박신지 본인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벌크업에 매진하고 있다. 

BCS 김우식 대표는 박신지의 투구 폼에 대해 “상체의 빠른 회전은 프로 선수를 포함해도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지렛대 원리인 왼팔의 리드 또한 훌륭하게 사용하고 있다”라며 호평했다. 하지만 “회전 운동 시 머리가 고정되지 않아 허리를 접는 형태의 투구폼이다. 굽었다-폈다-숙이는 투구가 아닌 좌우 회전운동으로  투구를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조언했다.

덕수고 양창섭 (사진 제공: 인사이드 덕아웃)

덕수고 양창섭(180cm-74kg, 우완)은 올해 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덕수고의 전국대회 2연패를 이끌었다.  양창섭은 리틀야구 시절부터 발군의 실력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청량중 시절에도 에이스 투수였다.

양창섭은 투수 치고는 키(180cm)가 작지만 149km의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전국고교야구를 휩쓴 유망주다. 변화구의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창섭의 올해 기록은 74.1이닝 10승0패 방어율2.19이다.

올해 선배 김재웅(넥센)과 덕수고 마운드를 책임진 양창섭은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되어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올시즌 74.1이닝에 더해 대표팀 경기에서도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해 혹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양창섭은 추계리그에서는 휴식을 취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겨우내 신장이 더 커진다면 내년에는 150km가 넘는 속구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성장세의 다크호스들

올해 서울권 고교야구에서는 위 5명의 1차 지명 후보들 뿐 아니라 추계리그 경기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뽐냈던 선수들이 많았다.

선린인터넷고 김영준 (사진 제공:인사이드 덕아웃)

선린인터넷고의 김영준(187cm-90kg,우완)은 강속구를 던지는 선린의 에이스로 최고구속은 146km이다. 김영준은 주로 구원투수로 등판하지만 4~5이닝도 거뜬히 막아내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하며 주무기는 속구과 포크볼이다. 187cm-90kg의 튼실한 하드웨어에 좋은멘탈과 자신감을 겸비해 내년 드래프트에서 프로구단들의 관심을 끌만한 마무리 투수 자원이다. 

덕수고 김동찬 (사진 제공: 김혜령)

덕수고 김동찬(181cm-85kg, 우완)은 올해 추계리그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강속구 유망주다. 아직 경기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속구 구속이 145km(비공식 147km)까지 나오며 구위가 위력적이다. 변화구로는 투심과 슬라이더 그리고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추계리그를 통해 잠재력을 뽐낸 덕수고 백미카엘(185cm-85kg,좌완)은 역동적인 투구 폼에서 나오는 슬라이더와 투심이 위력적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수준급인 좌완투수로 최고 구속은 139km이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투심에 더해 체인지업도 연마 중이다.

최근 신장과 체중이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내년 서울권 좌완투수 중 주목할 가치가 있는 투수다.  양창섭-김동찬과 함께 내년 덕수고의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장신 우완 박용민의 성장도 기대해 볼만하다. 

청원고 조성훈 (사진 제공: @babo_ya9)

청원고 조성훈(183cm-70kg, 우완)은 올해 청원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조성훈은 그 실력에 비해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선수로 속구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나오며 변화구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주무기는 속구와 슬라이더다. 같은 팀 김민우와 함께 청운고 마운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우진과 함께 휘문고 트리오를 이루며 봉황대기 우승을 이끈 이정원(186cm-82kg,우완), 김민규(181cm-87kg,우완)도 주목해야 할 투수다. 이정원은 142km의 직구와 슬라이더, 투심을 던지고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김민규도 144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휘문고 김대한(185cm-78kg,우완)은 투타 만능 재주꾼이다. 타자로는 타율 0.468, 18타점을, 투수로는 147km의 속구를 구사한다. 내년부터  등판 횟수가 잦아질 것으로 보이며 올해 보이스리그 국가대표팀으로 발탁되어 투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6년 주요 고교 투수들의 투구 기록 

서울고 최현일(187cm-90kg, 우완)은 서울시장기 신일고전에서 148km(두산베어스 스카우트 스피드건)를 기록한 1학년 특급이다. 변화구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주무기는 속구와 슬라이더다. 올해 여름 보이스리그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고의 마운드를 책임지며 올해 투타에서 모두 활약한 강백호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배명고 곽빈(185cm-95kg, 우완)은 배명고 거포다. 뛰어난 신체 조건의 곽빈은 7월11일 올해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144km의 속구를 던졌다. 내년 투수로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팀에게 위협이 될 만한 선수다. 다만 현재까지는 타자로서의 능력이 더 빼어나다는 평이다.

성지고 조선명(181cm-71kg,우완)은 추계리그를 통해 알려진 원석이다. 평균 자책점이 8점대로 2016 시즌 기록은 나쁘지만 추계리그에서 144km의 속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보였다. 동계 기간 동안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약체로 분류되는 성지고의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 알파고 하준영(180cm-72kg, 좌완)은 속구형 투수는 아니지만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호령했다. 하준영은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 팀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전국구 좌완 에이스 반열에 올랐으며 올해 청룡기 대회16강전에서는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전통의 강호 경남고를 상대로 2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왼손 투수임을 감안하더라도  평균구속이 120km 후반에서 130km일 정도로 상당히 느린 편이다. 하지만 9이닝 당 탈삼진 비율이 7.4일 정도로 공 자체의 위력은 좋으며 제구 또한 뛰어나다.

구속은 느리지만 뛰어난 제구를 무기로 타자들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고교 유희관’이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오르는 투수다. 겨우내 체구가 더 커진다면 프로 진출에 있어 가장 큰 약점일 구속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기록 : 한국고교야구, 대한야구협회 / 취재 협조:  BCS 베이스볼 퍼포먼스 김우식 대표, BLOG 고교야구 드래프트 보고서]


김민준 아마야구 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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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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