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필 대신 버나디나, KIA의 새 효자될까?

조회수 2016. 12. 18. 00: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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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준영의 외인 리포트]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

'효자'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KIA 타이거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은 2014년 이후 3시즌 동안 총 367경기 .316/.362/.521, OPS(출루율+장타율)0.883 61홈런 253타점 34도루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KBO리그의 극심한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 외국인 1루수의 성적으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2015시즌 이후 필의 재계약 여부와 그의 타격 생산력은 야구팬들 사이의 끊임없는 논쟁거리였다. (관련 기사:  야매카툰 '필송논쟁 브렛필' )

그리고 2016 시즌, 만년 유망주였던 김주형의 성장(19홈런 OPS 0.854), 친정으로 돌아와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서동욱(16홈런 OPS 0.882), 김선빈-안치홍 콤비의 제대 복귀가 겹치며  내야 교통 정리가 불가피해진  KIA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FA 최대어 최형우(4년 100억 원)와 함께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85만 달러)를 영입하며 3년 간 동행했던 필과의 이별을 택한 것이다.  김호령의 성장(8홈런 0.706)에도 불구하고 KIA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중견수에서 버나디나가 준수한 활약을 보인다면 KBO 최고 타자 최형우가 합류한  KIA 타선은 두산 못지 않은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워싱턴 시절 로저 버나디나 (사진출처 : Keith Allison / Flickr)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잔류 가능성이 높고 안치홍-김선빈 키스톤이 풀시즌을 치룰 예정인 KIA는 포스트시즌은 진출은 물론  한국시리즈 도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버나디나는 2017시즌 KIA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History

로저 버나디나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버나디나는 국제무대에서 네덜란드를 야구강국으로 만들어준 네덜란드령 퀴라소(카리브해 남부 위치) 출신이다.  2001년 11월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와 계약한 버나디나는 02시즌 18살의 나이로 루키리그에 데뷔해 57경기 OPS .706 3홈런 1도루를 기록했다.

03시즌에는 싱글A로 승격되어 첫 풀시즌을 치뤘다. 당시 19세인 버나디나는 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 중 한 명이고 경험이 모자란 탓인지 싱글A에서 다소 고전했고 싱글A에서 3시즌을 보내고 나서야 하이싱글A로 승격할 수 있었다.

07시즌에는 AA를 거쳐 AAA까지 쾌속승격했지만 AAA에서는 13경기 OPS .565로 극히 부진했다. 결국 08시즌은 다시 AA에서 시작해야 했다. 73경기 OPS .872 5홈런 26도루로 맹활약한 버나디나는 6월 29일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하지만 버나디나는 메이저리그 10경기에서 .125/.125/.125에 그쳤고  결국 AAA로 강등되었다. AAA에서 OPS .917 4홈런 15도루로 대활약한 버나디나는 9월 확장로스터 때 다시 메이저리그로 콜업 되었고  26경기 OPS .544 4도루로 빅리그 데뷔 시즌을 마감했다.

09시즌은 AA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중순 메이저리그로 콜업되었다. 하지만 시즌 3번째 출장 경기에서 수비 중 발목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워싱턴의 백업 외야수로 주로 뛰던 버나디나는 2013년 8월 방출되었고, 필라델피아와 계약해 남은 시즌을 뛰었다.

13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버나디나는 신시내티와 계약했으나 44경만 뛰고 6월 방출되었고, 7월 다저스와 계약했으나 메이저리그 9경기 출장에 그쳤다. 15시즌에는 콜로라도와 계약했지만 AAA에 머물렀고, 16시즌은 뉴욕 메츠와 계약했으나 빅리그 복귀의 기회는 얻지  못했다.

지난 2년 간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33세의 버나디나는 KIA와의 계약을 택하며 KBO리그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

버나디나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버나디나는 신인 시절부터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한때 5툴을 고루 갖춘 중견수로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을 성적으로 치환하지는 못했다. 특히 타격이 문제였다.

그는 타석에서 다소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며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1480 타석에 기록한 통산 타율은 0.236에 그쳤다. 마이너리그 4300타석에서는 0.270으로 메이저리그 보다는 높았지만 평범한 수치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소극적인 만큼 루킹 삼진을 많이 당하기도 했지만 공을 많이 보면서 볼넷을 많이 얻어내기도 했다. 통산 볼넷%는 10.2%로 꽤나 높은 편이다. 하지만 볼넷%의 2배 이상인 삼진% 20.5%를 기록한 것은 함정이다.

타고난 파워는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공을 띄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49.4%) 파워에 비해 많은 홈런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프로 통산 5991타석에서 111홈런을 기록했고, 홈런%는 1.85%에 불과했다. 16시즌 KBO리그에서 비슷한 홈런%를 기록한 타자를 보면 박용택(1.90%), 이택근(1.74%) 등이 있다. 둘 모두 거포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타자들이다.

버나디나의 타구 히트맵. 당겨친 땅볼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Baseballsavant)

버나디나는 주로 당겨치는 타자다. 버나디나의 스프레이 차트를 보면 많은 타구가 1-2루 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28홈런 중 밀어친 홈런은 6개 뿐이었다. 이런 성향을 분석한 상대 팀의 시프트에 시즌 초반 고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타격에서는 특별한 장점을 드러내지 못한 버나디나이지만 타고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주루와 수비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메이저리그 통산 83.1%(59도루/12실패)의 높은 도루성공률을 기록했고, 프로통산 도루성공률은 79.2%(309도루/81실패)였다.

수비에서도 빠른 주력을 십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였으며 어깨도 강하고 송구 역시 정확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남길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했다.

버나디나의 슈퍼캐치 영상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비교

버나디나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최근 KBO리그에서 뛴 5툴 외야수로는 15-16시즌 롯데에서 활약한 아두치와 14시즌 한화 피에가 있다. 아두치와 피에의 공통점은 KBO리그에 와서 장타력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아두치와 피에는 모두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는 빼어난 장타력을 보이지는 못했지만(피에는 마이너리그에서 .459로 준수한 장타율을 기록하긴 했다.) KBO리그에서는 무려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했다. 버나디나 역시 KBO리그에서 5할 이상의 장타력을 기록할 잠재력이 있다.

버나디나의 홈런 영상

스피드에서는 버나디나가 아두치나 피에보다 우위다. 버나디나의 스피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플러스-플러스급으로 평가받았으며, 프로통산 도루성공률을 보아도 버나디나는 79.2%로 아두치 75.9%(234도루/74실패) 피에 67.7%(239도루/114실패)보다 높다. 

버나디나의 빠른 주력

체크 포인트

버나디나의 중견수 수비-주루 능력에는 물음표가  없다. 관건은 역시 타격이다. 타격에서 아두치-피에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준다면 리그 최정상급 중견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운동 능력과 최근 성적을 감안해서 본다면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활약할 버나디나의 최대 기대치는 20홈런-40도루 정도다.

버나디나는 KIA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Keith Allison / Flickr)  

버나디나는 잠재력 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마르테, 아두치, 피에 등 잠재력은 있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한 유망주들이 KBO리그 이적 이후 뛰어난 활약을 한 사례들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버나디나 역시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타자다. 최근 2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한 점이 걸리지만 AAA에서 좋은 성적(233경기 OPS .845 25홈런 40도루)을 거둔 것은 긍정적이다. 

KIA가 버나디나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지난 3시즌 간 무난한 활약을 보이며 팀에 융화한 필 대신 선택한 선수인 만큼  기대와 동시에 부담도 크다. 내외부 FA에 거액을 투자하며 승부수를 띄운 KIA에게 있어 중견수 버나디나의 성공 여부는 공수의 완성도를 결정지을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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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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