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로저스마저 떠난 한화, 믿을 건 카스티요 뿐?

조회수 2016. 6. 24. 14:21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는?

지난 한 달간 15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타던 한화에 23일 밤 최악의 소식이 전해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며 많은 걱정을 안겼던 로저스가 본인의 SNS를 통해 조만간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임을 알린 것.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화 구단은 로저스의 몸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고 그와 결별 수순을 밟으며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 중이었다고 한다. (결국 24일 정오 직후 로저스의 웨이버 공시가 확정됐다.) 

지난 17일 마지막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0.2이닝 2실점 4볼넷의 부진한 투구로 결국 잔류에 실패한 마에스트리를 포함 2016시즌을 함께 했던 두 명의 외국인 투수들은 모두 한화 유니폼을 벗게 됐고 구단은 약 25억 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이제 믿을 것이라곤 지난 20일  총액 25만불에 영입이 확정된  파비오 카스티요(Fabio Castillo) 뿐이다.

위의 금액을 통해 예상할 수 있듯 카스티요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투수이며 마이너리그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최고 15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이라는 강력한 무기는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금주 주말 첫 등판이 예정된 카스티요에게 바랄 수 있는 현실적인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카스티요의 과거 기록과 투구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도록 하자. 

카스티요의 활약이 절실한 한화 (사진: 한화 이글스)

History

도미니카 출신인 카스티요는 불과 16세인 2005년 7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국제 자유계약을 맺으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카스티요가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듬 해인 06시즌이었다. 카스티요는 6월 24일 애리조나 리그(Arizona League)에서 선발 등판하면서 미국 야구에 첫 선을 보였다.(3이닝 무실점 4삼진 2볼넷)

카스티요는 미국에서 딱 1경기를 던지고 다시 도미니카 서머리그(Dominican Summer League)로 넘어가 7경기 ERA 3.46 26이닝 37삼진 12볼넷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프로 첫 시즌은 인상적이었지만 이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구위는 여전히 좋았지만 투구 시 디딤발이 열리는 문제로 많은 볼넷을 내주며 제구에 있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텍사스는 카스티요의 선발 육성을 포기하고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그와 동시에 투구폼도 아예 크로스파이어 모션으로 교정했다. 여전히 불안정한 투구폼이었지만 디셉션 효과와 더불어 성적도 향상되었다. 덕분에 10시즌에는 AA까지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AA로 승격 후 카스티요의 강점인 탈삼진 능력이 빛을 잃기 시작했다. K/9이 6점대로 떨어지면서 삼진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어렵게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 제구는 여전히 들쭉날쭉한 상황이었다.

12시즌 카스티요는 드디어 AAA까지 도달했지만 이렇다할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제구에 있어 절망스러운 모습만을 드러냈다. (14경기 18.2이닝 ERA 4.82 K/9 6.27  BB/9 6.75) 결국 텍사스는 카스티요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만다.

이후 카스티요는 샌프란시스코, 볼티모어, 신시내티, 라구나(멕시칸 리그), 샌디에이고 등 수 많은 팀을 전전했다. 올 시즌에는 샌디에이고와 계약해 AA와 AAA에서 뛰었다.


투구 스타일

카스티요의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카스티요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평균 93-95마일(149.7km~152.9km)에서 최대 97마일(156.1km)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강속구다. 카스티요의 속구는 빠를 뿐만 아니라 싱커성 무브먼트를 보이기도 한다. 미국에서도 속구는 플러스 구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변화구로는 주로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구속은 80마일 후반대로 최고 87마일(140km) 정도가 나온다. 슬라이더의 변화각은 그리 크지 않고 커터에 가까운 무브먼트를 보인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제구다. 흔히 파이어볼러 유망주에게 “제구만 잡히면 에이스감”이라는 관용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카스티요 역시 “제구만 잡힌다면”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카스티요는 그 꼬리표를 떼내는 데 실패한 상태다.

프로통산 BB/9은 4.01, AAA 통산 BB/9은 4.52에 달했다. 이번 시즌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번시즌 BB/9은 AA에서 3.69, AAA에서는 3.96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

건강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 11시즌 왼쪽 발 피로골절을 당하기는 했지만 2달 만에 복귀했다. 다만 선발 경험은 많지 않다. 통산 423경기에 출장하면서 선발 출장은 50경기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은 14경기 13선발 출장으로 대부분을 선발 출장하고 있지만 경기당 이닝은 5.2이닝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유형은 아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와의 기록 비교

한화의 전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와의 기록 비교 

제구가 좋지 않은 파이어볼러 외국인 투수라면 한화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이름이 있다. 바로 대니 바티스타다. 바티스타는 11시즌 오넬리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화에 합류해 13시즌까지 활약했다. 처음에는 마무리로 뛰었으나 제구 불안 때문에 선발로 전환해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바티스타와 카스티요가 비슷한 유형의 투수이기는 하지만 사실 커리어로만 비교하면 바티스타가 카스티요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투수다. 선발 경험 역시 카스티요는 마이너리그 50경기가 전부이지만 바티스타는 마이너리그에서 119경기, 메이저리그에서도 21경기 선발 등판 경험이 있었다. 

 카스티요가 바티스타 정도의 활약을 해줄지는 미지수지만 속구 구위만 보면 바티스타에 버금간다. 관건은 결국 그 속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을 수 있느냐이다.

바티스타는 결국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커브만큼은 적극적으로 존에 꽂아 넣으며 삼진을 양산해냈다.(KBO통산 K/9 10.89) 바티스타 만큼의 활약을 위해서라도 카스티요 역시 최소한 한 개의 구종은 원하는 타이밍에 마음껏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체크 포인트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카스티요의 계약 총액은 25만 달러(약 2억 8800만 원)다. 잔여시즌 연봉임을 감안하면 아주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지난해 로저스와 비교하면 많은 금액도 아니다.

전임 마에스트리의 연봉 역시 2천만 엔(약 2억 2000만 원)으로 카스티요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카스티요에 대한 한화 구단의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25억 가량을 허공에 날린 한화 구단의 재정 상황 또한 짐작이 가능하다.) 

카스티요가 제구에 있어  큰 단점을 가진 투수라지만 투수에게 있어 최고의 무기인 90마일 후반대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연봉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간 한화의 행보와는 달리 효율적인 투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불안요소는 카스티요가 아니라 한화 내부에 있을지 모른다.

우선, 후크 선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성근 감독이 카스티요의 제구 불안을 견뎌낼 인내심을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경기 초반 카스티요가 볼넷을 연이어 허용한다고 해서 조기 강판시켜버린다면 카스티요는 약점만 드러낸 채 본인의 강점은 보이지 못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그렇지않아도 무리하고 있는 불펜진이 더 큰 부담을 견디다 못해 붕괴될 가능성도 크다.

한화 구단의 소망대로 카스티요가 패스트볼을 무기로 KBO리그에 연착륙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2015시즌 이후 탈보트-유먼-로저스-마에스트리의  기용법에서 드러나듯 외국인 투수들의 휴식일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자주 등판시키는 마운드 운용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카스티요가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다고 해서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똑같은 형태의 실패가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길준영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 [kbr@kbreport.com]


[이벤트] 실시간 프로야구 앱 "2016 아구야구" 다운로드 이벤트

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