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공든탑 무너질라

2012. 6.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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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호루라기]

'피겨 스타' 김연아와 연세대 황상민 교수의 다툼이 악화일로다. 지난 1일 황 교수의 "교생실습은 쇼"라는 발언으로 촉발된 갈등은 김연아 쪽의 명예훼손 소송으로 비화했다. 그런데 사태는 더 악화됐다. 황 교수가 11일 한 방송에 나와 "학생임에도 교수를 고소하는 심리상태는 이미 자기 기분에 따라서 조절이 안 되고 주위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리학 교수가 작정하고 나섰다.

강력한 역풍에 '국민 스타' 김연아 쪽은 당황한 눈치다. 누리꾼들의 트위터 여론에서도 일부 안티 김연아가 눈에 띈다. 애초 김연아 쪽이 소송이라는 극단적인 대응을 하면서 완충지대가 사라졌다. 학생이 스승한테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도 우리 문화에서는 돌출로 보일 수 있다.

스타는 대중에게 노출돼 있다. 홀로 스타인 경우는 없다. 그래서 다양한 품평과 선호가 존재한다. 때로는 비아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스타의 운명이다. 포용하지 않고 거스르면 손해보는 쪽은 스타다.

김연아의 처신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이도 있다. 김연아의 고려대 은사인 한 교수는 "김연아가 뭐 알겠느냐. 김연아를 그런 쪽으로 몰고 가는 에이전트가 문제"라고 한탄했다. 황 교수로서도 그런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송 당사자가 김연아여서 국민스타와 험하게 다투는 꼴이 됐다.

스타는 이미지다. 스타덤에 오르면 부와 팬을 얻는다. 숫자로 따질 수 있는 유형의 자산이다. 하지만 측량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 더 많다. 아니 그것이 스타성이다. 그런데 이 자산은 순간에 허상이 돼 날아갈 수도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냈다. 그 성과에 누구나 경의를 표시한다. 황 교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상대에 올라선 옹골차고 야무진 김연아의 이미지는 팬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그런데 자꾸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행여 김연아의 참모나 에이전시가 '스타는 무결점'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연아가 한번쯤 주변부터 살폈으면 좋겠다.

김창금 스포츠부장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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