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신태용, '논두렁 잔디' 놓고 설전 2라운드

서호정 2010. 9. 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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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성남] 서호정 기자= 윤성효 감독 "선수들 다치면 어쩌려고!"vs 신태용 감독 "우리도 사정은 같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K리그 팀 간의 격돌로 화제를 모으는 성남 일화와 수원 블루윙즈가 1차전 경기가 열리는 탄천종합운동장의 잔디를 둘러싸고 다시 한번 설전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정규리그 경기에서 미리 보는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치렀던 두 팀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경기 내용이 아니 탄천종합운동장의 열악한 그라운드 사정이었다. 한 여름 계속된 폭염과 폭우로 잔디의 절반 정도가 아예 타 죽어버리며 프로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엉망진창 상태가 됐던 것이다. 잔디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에서 급한 대로 군데군데 새 잔디를 심었지만 뿌리를 채 내리지 못한 탓에 양팀 선수들이 밟을 때마다 카펫처럼 훌렁훌렁 벗겨졌다. 양팀 모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고 부상 위험에도 노출됐다.

당시 원정팀인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경기 전후로 잔디 상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그는 "축구가 아니라 럭비 경기를 한 것 같다. 경기 중에 모를 심어도 되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잔디 관리에 대한 권한이 없는 성남도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결국 성남의 신태용 감독이 후배이자 홈팀 감독으로서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하며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지난 1일 경기가 끝난 뒤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까지는 2주 간의 시간이 있었다. 쉽진 않지만 성남과 수원 구단 모두 잔디 보수를 통해 그라운드 사정이 나아지길 희망했다. 하지만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탄천종합운동장은 본부석 앞쪽과 양팀 페널티 박스 안 부분만 보수가 됐고 나머지 지역은 이전 상태와 비슷했다.

경기 이틀 전인 13일 저녁 구단 직원, 코칭스태프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상태를 확인한 윤성효 감독은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이렇게 되면 패스 게임을 포기하고 그라운드 사정에 맞춰 긴 패스에 의존한 축구를 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라고 다시 한번 열변을 토했다.

2주 전 사과를 했던 신태용 감독도 윤성효 감독이 계속 성남의 잘못인 양 불만을 토로하자 가만 있지 않았다. 성남 구단은 잔디 보호를 위해 1일 경기가 끝난 뒤 안양, 이천, 용인의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런 성남 구단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은 것이 내심 섭섭했던 신태용 감독은 "우리도 지난 2주간 탄천종합운동장을 못 밟았다. 나도 내 방에서 경기장을 봤을 뿐이다. 그러면 조건은 동등한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이어서는 윤성효 감독이 그라운드 상태에 맞춰 패스 게임을 버리고 긴 패스의 축구를 하겠다는 생각에 대해서도 "평상시 하던 플레이를 하면서 상황에 맞는 경기를 해야지 그라운드 사정이 안 좋다고 무조건 큰 그림의 축구를 해선 안된다고"고 오히려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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